나의 골프 입문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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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뮤니티는 사람이 거의 없는듯 하다.
여기를 알게된건 골프관련 검색을 하다가 우연치않게 링크를 타고 들어왔는데 여전히 사람이 없다.
눈팅만 계속 하고있는데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없어도 기록차원에서 써보는 이야기.
나중에 찾아와보면 내 이야기가 남아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적어본다.
구력 3년.
첫라운딩 1년 2개월 전.
라운딩 횟수 대략 10번 남짓.
이게 나의 골프경력의 전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골프가 참 재미있다.
솔직히 잘 못치니 재미없을법도 한데 왜그리 골프생각을 많이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도 재미있고 경제적 시간적 여유만 된다면 매주 필드라운딩을 하고싶은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골프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는것도 좋아하고 시간날때마다 새로운 글들로 대리만족을 하곤 한다.
뽐뿌, 딜바다, 네이버 골프조인동호회 카페 등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각종 골프정보와 사람들에대한 얘기들을 간접경험 하고있고 특히 라운딩후기 같은 글들은 정말 내가 가보지 못한 골프장과 날씨, 동반자에 대한 얘기로 내가 다녀온듯한 느낌의 간접경험 이랄까?
아무튼 덕분에 전국 골프장의 1/3정도를 다녀온듯한 착각을 하고 사는중이다.
얘기가 잠깐 샜지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많은사람들이 그렇듯 다 사연이 있는 골프생활을 하고있을테니 나도 이런 사연으로 골프생활을 즐기고있다는 마음에서다.
처음부터 풀어나가기에 지루할 수 있으니 중간부터 얘기하자면 나는 골프장에 가서 카트에 백을 싣고 커버를 벗기는 순간 캐디님의 눈빛이 변하는걸 항상 본다.
"아 너는 잘치는 사람이구나" 라고 눈으로 얘기하며 조심스럽게 커버를 벗겨낸다.
나는 애써 눈을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해보지만 이미 캐디는 나를 안챙겨줘도 되는 편한 플레이어로 인식한채 알아서 해~ 라는 무언의 표현을 한다.
3홀이 채 지나기전에 캐디의 당황한 표정을 보는게 이제는 익숙해서 따로 설명은 안하지만 속으로 다짐해본다.
"오늘은 잘쳐야지!"
어딜가든 캐디가 카트도 타기전에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나의 아이언은 바로 머슬백이기 때문.
날렵하게 생긴 헤드가 '나는 고수요'를 외치고 이리저리 닳은 페이스는 '나는 구력이 10년 이상이요' 라고 큰소리로 말해주는것 같다.
오래된 나의 아이언은 '너의 아이언을 믿어라' 라고 강요하는 M사의 mp-58 이라는 머슬 아이언이다.
못믿을 아이언같으니라고...
이제 시작이다.
1번홀 티샷순서 뽑기를 하며 제발제발 속으로 3번걸려라 외친다.
매도 먼저맞는게 낫다고 누가그랬나?
최대한 늦게 밝혀지고 싶다. 내가 골린이라는 사실을.
캐디가 실망하는 눈빛으로 나를보며 한개 더 치고가실까요? 물을때 쿨하게 아니요~ 가서치죠 라고 말한다.
한개 더 쳐봐야 결과는 같을뿐~!
3홀까지는 버텨야한다.
1홀인데 벌써 공이 두개 없다.
연습을 게을리하고 매일 커뮤니티만 들락거리는 나를 탓하기보다 저 아이언에게 모든 실수를 미루고 다음홀로 전진~
이쯤 생각이 난다.
3년전 골프가 갑자기 배우고싶어 찾아간 중고샵.
채도 한번 안잡아봤기에 의미없는 시타는 집어치우고 (시타를 귄했지만 했으면 큰일날뻔) 나는 오늘이 처음이오 라고 당당히 말한 후 아이언을 권유 받는다.
"여기서 보시고 맘에드시는거 사시면 돼요"
어떠한 설명도 사치다. 난 이거사면 이걸로 모든샷을 다 치는줄 알았으니까. 드라이버는 알았고 웨지를 따로 사는걸 몰랐다는 얘기.
어디보자. 여러가지 중고 아이언중에서 나는 세심히 살피는척하며 가격이 제일 저렴한 채를 만지작 거린다.
오~ 생긴것도 나쁘지않고 가격도 저렴하네? 라고 생각하며 계속 살핀다. 마치 먼가 아는척~ 좋은거 고르는척 하지만 결국 "이게 좋겠네요" 라고 고민한척 얘기한다.
지금생각하면 왜 사장님이 안말렸는지 도통 이해가 안가지만, 직접 경험해보고 느끼고 좌절하고 진정한 골퍼로 태어나라는 깊은 사장님의 마음을 내가 쫌생이라 이해못하는거라 생각해본다.
이렇게 애증의 머슬과 긴 골프여정을 시작했다.
글이 길어져서 2편은 다음에~!
2편은 이 머슬과 동고동락, 웨지의 합류, 퍼터님 오신후에 벌어진 나의 고군분투 연습기를 적어보려한다.
마지막으로 퍼온사진이긴 하지만 멋진 MP-58 사진한장 투척하고 이만..
너의 아이언을 믿긴.. 개뿔..